서울대병원 소아성형외과 김석화교수는 요즘 진료하면서 깜짝 놀라는 일이 잦아졌다. 환자 부모가 전문의 수준의 의학 상식을 갖고 까다로운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다. 미국 병원 의사와 상담한 결과를 진료 전 제출하는 부모도 가끔 있다.
김교수는 “질병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하고 있어 공감대가 쉽게 만들어지는 장점도 있지만 엉터리 지식을 갖고 막무가내로 우길 때는 설득하느라 진땀을 뺀다”고 말했다.
이는 건강 의료 사이트가 성행하면서 일반인들도 쉽게 의학 지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건강 의료 사이트는 섹스 증권 등과 함께 세계 네티즌이 자주 접속하는 3대 컨텐츠 중 하나. 국내에서만 7000개가 넘는 건강 의료사이트가 운영되고 있으며 매달 20여개의 의료 정보 사이트가 새로 등장하고 있다. 잘 활용하면 충실한 건강 가이드지만 잘못하면 시간낭비 돈낭비 몸낭비를 하게된다.
▽해당 과를 찾을 때〓건강 의료사이트는 자신의 증상이 얼마나 심각한지 파악하고 어떤 과에서 진료를 받아야할지 모를 때 유용하다. 온라인 상담으로 질병 지식을 얻고 각 사이트 상담의로부터 해당 과를 안내받을 수 있기 때문.
병원에서 진찰을 받은 뒤 의사의 설명이 부족하다고 느끼거나 미처 묻지 못했던 것을 질문할 때도 온라인 상담을 이용하면 좋다. 진료 시간이 넉넉치 않은 국내 의료 여건상 의사가 생활습관 영양섭취 운동습관 등 기본적인 건강 정보를 충분하게 제공하기 힘들다. 온라인 상담은 이런 점을 보완하는 훌륭한 수단이 될 수 있다.
특히 관절염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이나 스트레스 금연 금주 등 습관으로 인한 질병은 온라인 상담이 도움이 될 때가 많다. 환자와 의사가 정기적으로 대화해야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 매일 병원에 가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환자 동호회〓동병상련의 아픔을 나누는 환자 동호회 사이트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 특히 금연 금주 다이어트를 하면서 결심이 흔들릴 때나 같은 질병을 갖고 있는 사람과 정보를 공유하고 싶을 때 유용하다. 비슷한 처지의 동료에게 힘을 얻고 동병상련의 위로를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질병별 동호회를 찾고 싶으면 포털사이트 검색란에서 암 백혈병 루프스 등 병명을 친 다음 카테고리내 검색에서 동호회를 지정하면 된다.
▽옥석 가리기〓여러 분야 전문의가 모여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를 우선 권할만 하다. 컨텐츠의 출처와 제공자가 확실한 것이 좋다. 어느 한 병원이나 업체에 관한 정보를 집중적으로 제공하는 곳은 피한다. 정보의 근거를 밝히고 운영자의 신상을 공개하는 등 신뢰있는 정보를 제공하려는 노력도 눈여겨 봐야 한다.
갖가지 증상에 대한 궁금증을 즉시 해결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컨텐츠를 갖춘 곳이 좋고 컨텐츠에 없는 내용에 대해 상담하면 24시간 내에 답변이 오는 곳이 제대로 운영되는 사이트. 특정 질병을 자신의 병 의원에서만 치료할 수 있다고 상업적으로 선전하거나 다른 의료기관을 헐뜯는 곳은 피하는 것이 좋다. 검증하기 힘든 사이트를 이용할 때는 조심하는 것이 좋다.
▽사이버상담의 한계〓인터넷 상담의 한계는 실제로 환자를 볼 수 없다는 것. 청진기 등 각종 검사장비도 충분히 활용할 수 없으므로 사이트 이용자가 상담신청서나 동영상을 충실하게 작성 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사이버 상담전 사이트내 건강정보나 칼럼 등을 미리 읽어 본인의 증상에 대한 의학적 정보를 알고 있으면 상담이 보다 구체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유익한 상담이라도 인터넷 상담이 진료를 대체할 수 없다. 진료전 궁금한 점을 알아보거나 진료후 부족한 정보를 얻는 정도가 좋다. 또 상담자가 상담 내용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
